아무도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살고 있는 지 제대로 모른다.
이렇게 적고나니, 무슨 거창하고 파란만장한 삶이 있었던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ㅎㅎ
누가 나의 삶의 한 씬 한 씬을 드라마처럼 다 펼쳐놓고 볼 수 있겠는가.
그냥 나의 삶은 나만 알고 있다는말이다. 다른 모든 이들처럼.
지금의 나는 그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않는다. 나의 삶이 어떠한 지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생각도 없고, 이해받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내 자체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감사할 일이지만 이해를 받고자하는 마음은 버렸다.
내가 누구든 간에, 나는 그냥 나대로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나의 모습으로 다른이들에게 보여지면 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사람으로 보여지고 싶은가?
어릴 때는 롤모델을 한 사람이 아닌 모든 사람의 좋은 부분을 다 더해서
내가 되고 싶은 나,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의 모습, 내가 추구하는 모습의 사람을 수없이 생각하고
그것들이 진짜 나의 모습이 되고자 부단히 노력했고, 그게 나의 일부분인 것 같았다.
착해야했고, 밝았어야했고, 재밌어야했고, 예의있어야했고, 친절해야했고, 성실하고, 열심하고, 솔직하지만 기분나쁘지 않게 내 의사도 잘 말하고, 모두를 아우를줄 아는 사랑이 넘치고, 긍정적인 사람이고 싶고 다른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싶었다. 어쩔 수 없이 나의 본 모습인 허당+엉뚱함이 있었지만 다른사람들이 나랑 있으면 좋은 에너지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매달 고마운사람을 설정해서 선물을 하기도했고 편지로 내마음을 자주 표현하고, 그냥 사랑주고 사랑받고자 했던 시절의 내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누구나 그렇듯 사회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야한다.
집에서의 나, 직장에서의 나, 친구와의 나, 모든 곳에서의 나는 같은 듯 따로 존재했고 그것들의 이미지를 모두 설정해놓기에는 자아의 혼란도 많고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는 지 조차 모든 게 헷갈렸다.
20대까지만해도 나는 그것을 포기하고, 그냥 나로써 살았다.
그래서 직장에서 또래동료들에게 친구대하듯 하다보니 격없이 가까워지기도하고,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공과사 구분못하는 어린애로 비춰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 정도 혼란쯤은 괜찮은 한국에서의 20대였다.
해외에서 살다보니 한국에서의 좁은 바운더리의 인간관계보다 더 많은 인간관계를 맺고 한국인으로써의 나, 이민자로써의 나, 30대의 나 (하지만 해외에서의 나는...이 나라의 문화,언어, 뭣하나 제대로 아는 게 없는 이나라의 어린이보다 낮은수준) , 과거의 나, 외국인으로써의 나, 처음 가게 된 교회에서의 나, 그리고 한국에 잠깐씩이라도 가면 오래전 친구들과 함께 였던 나..변한 나 .......한국의 사람들이 너 변했다. 많이 변했다 소리를 듣는 나...
(내 눈엔 한국에 그저 가만히 있었던 너희들도 변했어...그냥 우리가 조금씩 서로의 삶과 생각이 성장하고 변하는동안 서로 옆에 없었기 때문에 갭이 확 느껴질뿐)
아무튼 이러한 모든 '나'들이 충돌하여 힘들었다.
다른 것들도 신경쓸게 많은데 '나'라는 자아 존재에 대한 것들을 확립하기가 어려웠고 복잡했고, 지쳤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은 해외에서는 늘 나를 설명해야하는데... 나를 굳이 설명해야할까? 그렇다면 어떻게 ?
상황에 맞는 '나'로써의 역할...어느곳에서의 관계도 나를 제대로 보여줄 충분한 시간이 없고, 나의 모든 상황을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없기에 그냥 짧은 만남, 짧은 순간의 나의 모습이 그들에게는 '나'라는 이미지가 생성되기에 내가 그냥 오롯이 '나'로써 행동하기에 많은 오해가 쌓일수도 있고 그 편견에서 항상 싸워야했다.
아직도 나는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
나대로 행동하고 싶지만, 내가 나대로 행동했을 때의 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내가 겸손하고 싶은 상황에 외국인 눈에 비치는 나는 너무 자신감없어 보이기도 해서 be confident! 라는 말을 듣곤하고
뭔가 자기들과 조금만 다르면, 와우! 한국에선 그래? 한국인은 그래? 이렇게 일반화 만들어버린다.
어딜가든 한국인이 나밖에 없다면, 졸지에 한국인 대표가 된다 ^^;
또 한국의 친구들에게 타지에서의 삶을 얘기할 때면, 한국의 친구들이 행복과 힘든순간이 공존하듯 나도 해외에서 단지 좋은것만 있는 게 아니고 양면성이 있다는 걸 얘기하는거지만 그친구들은 나의 삶이 행복하다 부럽다 VS 아 그래 해외생활어렵겠네 왜 이민갔어? 힘들겠다. 이렇게로 나뉘어버리는 것 같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은데,
해외생활하는 사람들도 한국에 있는 그들과 마찬가지로 유튜브라던지 블로그를 할 때면 좋은 점 위주로 많이 올리니까 해외여행브이로그, 해외생활 브이로그, 해외맛집 인스타에 행복한 것만 올려놓은걸보고선 누구 호주간거보니까 이렇게 행복해보이던데? 좋아보이던데? 아 좋겠다~~라고 한다.
내가 한국에 있는 사람들 인스타보면서 시그니엘, 뭐 무슨 호텔 빙수 이런거 한국에 있어서 좋겠다 하면 뭐라고할거야? 맨날 그런거 하고 사는 거 아니라하겠지............. 그래서 내가 사람사는거 똑같다고 하며, 이민하고자하는 사람들의 현실을 말해주면 급격하게 다들 그 로망과 같은 하트뿜뿜해서 급 실망하며 분위기가 싸~해진다. 처음에 다들 너무 부러워하니까 단점도 얘기를 했는데 그러면 그 친구들은 아~ 너 정말 힘들겠네..그래 인종차별도 있겠지? 언어는 또 어떠켕!! 이민 왜갔어??? 하면서 극단적으로 나는 불행한 사람이된다.ㅎㅎ
이민 왜갔어에 대한 질문에 대답은 - 어쩌다보니?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져서? 일 뿐인데, 거창한 대답을 원하는 눈빛도 받는다.
나는 첨부터 이민을 목적에 두고 나온게 아닌 사람이라, 지금도 영주권만 받아놓고 언제든 한국 갈 생각이있다. 하지만 여기가 익숙하고, 여기서 적응해놓은것들이 익숙하고 한국이 오히려 낯설기 때문에 이제 한국에 가서 새로시작하려면 그게 더 적응하기 힘들것같고 나이가 들다보니 새로운 도전이 쉽지않다. 여기서 익숙해지기 위해 힘들었던 여정,과정들이 있고 드디어 편해지려하니까? 여기에서 이제 만난 사람들과도 모든 관계가 있고, 다시 또 헤어짐은 익숙치않으니까? 이런식의 장황하게 늘어놓는 건 그 누구도 원하지않겠지만 이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그리고 여기서의 삶이 한국에서의 삶보다 좋다 나쁘다를 말할 순 없다. 어느 곳에서나 다 장단점이 있으니까 비교를 하기는 어렵고, 그냥 당장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지않는 것에 대한 이유는 저정도....?
이민에서 겪는 어려움을 그들은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생각해보지도않은 간접경험도 없는 사람들이니까 나의 고민이 그들의 고민이 될 수 없고, 그냥 막연히 와~너무 힘들겠다! 로 감정을 공감해주는 그들도 이해가 된다.
근데, 그래서 무슨말을 할 지 모르겠다.
좋은것도 수 없이 많은데 좋은것만 얘기하기엔 또 자랑하고 의시대는것처럼 보이니 그렇게도 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을 닫은 이유도 그거다. 정확히 닫은 이유는 중국놈에게 해킹당해서긴한데 그 전부터 포스팅을 올리지 않았다.
한국에 있는 애들이 일상을 올리듯 나도 일상을 올리면, 좋은 것만 당연히 찍어서 올린다.
굳이 슬픈 순간에 카메라를 들고, 그것을 또 기록에 남겨두고 두고두고 보고싶은 사람은 많이 없을것이다.
하지만 나의 게시글을 보고 누군가는 시샘하고, 쟤는 외국나가서 잘 먹고 잘 사네. 부럽네. 인생좋다.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참 많이 들었다.
나의 포스팅 하나로 judging되는 것이 싫었다. 불편했고, 사진 하나 올리는데 많은 생각이 드는 나조차도 스스로 피곤했다.
그래서 어느순간, 그냥 수동적인 관계만 남았다. 내게 연락이 오는 친구는 고맙고 여전히 함께 갈 친구.
나의 안부를 묻는 친구에게는 사진도 보내주지만, 이제는 어려운 얘기는 하지 않으려한다.
한국에서도 맨날 고민만 얘기하진 않았으니까! 근데 또 그렇다고 행복한 얘기도하지 않는다!
좋은 곳에가서 논 것을 굳이 떠벌리지않는다. 비싼 걸 사도 알리지 않는다.
내가 누군가에게 저징되는게 싫듯, 나도 인간관계에서 누군가를 저징하려하지않으려 항상 노력한다.
나는 편견없이 살려고 많이 노력한다. 그냥 나랑 맞고 안맞고의 관계만 초점을 둘 뿐.
그 사람이 뭘입든 뭘하든 내가 상관 할 바 아니지. 오늘은 기분이좋아서 웃고있어서 그사람은 잘웃는사람으로 비춰질수도, 내일은 슬프고힘들어서 우울한 표정을 짓고있는 사람이 될 수도.
사람을 한가지로 가둬놓고 이미지화하기는 너무 다양한 삶속에 다양한 모습이 있다.
이제 나는 모든 게 조심스럽고 수동적인 내가 예전처럼 누군가와 깊은 관계로 우정을 나눌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곤한다. 지금은 한국에서의 우정, 인간관계와 다른 새로운 인간관계들이 참 많이 생겼다.
이제 적당히 선을 두며 친하게 잘 지낼수도있고, 필요에 의해 만나는 사이에서도 반가움과 친밀함을 느낄 수 있으며 모든 사람들과 적절한 친절, 적당한 선으로 지내려고 노력한다.
예전에 내가 정말 사랑했던 모든 이들과도 이제는 자연스레 물리적거리만큼 멀어지기도했다. 어느때는 너무 슬펐지만, 이제는 어쩌면, 나이가 들면서 다들 자기삶에 집중하고, 자기가족과 함께하는 게 당연한 것 같기도하다.
30대의 나는 이렇게 깨닫는다.
이제 많이 슬프지도, 안타깝지도, 관계에 연연하지도 않으려한다.
그리고 해외에 살면서 여전히 외국인들에게 나의 한 모습으로 한국이라는 이미지가 생기고, 아시안이라는 편견이 생길 수 있음에 모든게 조심스럽고 신경이 쓰이며 살아가겠지만, 앞으로의 나야~ 너무 잘하고 착하고 완벽하려 하지말자.
모두의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 나 스스로에게도 너무 신경써서 스트레스를 받지말기 ) 나답게! 살자
앞으로의 인생은 낯설지만 익숙해져가는 이 곳에서의 나와, 한국에서의 내가 섞여서 이제는 나만의 "나"
새로운 나의 여정, 삶, 인생, 성격, 환경, 마인드 모든 것들을 내가 사랑하는 나만의 순간들로 채워나가자.
이십대의 한국에서 나는, 늘 새로운 경험, 새로운 배우는 것, 더 많은 사람,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 늘 누군가의 제안에 나쁜게 아니라면 무조건 yesyes 하고 다녔지만 큰 도전 앞에서는 늘 쉽게 양보하고 주저했다.
어릴적부터 부모님의 보호안에 힘들면 의지하는게 습관이였고, 뭘해도 겁도 많았다.
부모님은 너무 오냐오냐는 아니였지만, 내가 힘들고 리스크가 있는 것보다는 안전한게 좋은 식의 교육이셨다.
하지만 의외로 추진력도 있고, 즉흥적인 면도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시작될 수 있었는데 어쩌면 운명이었는것 같다.
가끔 그 시절 은영언니,수진언니,ㅅㅎ언니가 참 많이 생각난다.
그 시절 나한테 참 좋은 자극제가 많이 되어주고 에너지를 많이 준 언니들
나한테 우물 안 개구리, 새장에 갇힌 새 로 있지말고 얼른 세상 경험 한 번 하고 와라고 그랬었는데 이렇게 훨훨 날아가버릴줄!! 가슴 깊이 너무 감사한 사람들. 인생의 한 페이지에서 북마크 꽂아놓고 다시 읽고 또 읽어야 할 부분인 사람들.
이제는 진짜 어릴적 내가 원했던 것 처럼 더 많은 것을 경험했고, 이제 발란스를 찾아서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을 뿐이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어떤 환경에 있던지 내가 생각하고 내가 느끼기 나름이고, 나의 중심을 잃지않는다면, 내가 나로써 잘 중심을 잡아 나간다면 그걸로 행복한 삶이다.
그런 나의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순간순간을 행복하고 즐겁게 살자.
인생의 계획은 큰 틀만 필요하지, 작은것들은 수없이 수만번 수정되고 바뀐다.
인생의 큰 계획안에서 그냥 그저 행복하게 지내자!
어떤 일이든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내 삶을 행복하게 만들기위한 행복한 나를 지켜내자.
2024년은 내게 정말 특별한 한 해다.
새로운 수많은 시작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두렵고 떨리지만 기대되는 한 해.
수 많은 시작에 혹시나 흔들릴때면, 그냥 이 글을 다시 보며 나를 다잡고 싶다.
나는 나대로 내 삶이니까 내 방식대로! 즐기는 하루를 만들되, 그 하루하루가 쌓여 행복한 내 라이프를 누려보기로~~
화이팅 화이팅 나의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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